폭 피해자들을 위한 추모시설을 설계하며, 단순히 추모관 하나를 새롭게 세우는 것보다 기존 건축물들과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장소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. 대상지 내 기존 시설들은 각기 다른 재료를 사용하여 지어졌다. 자료관은 화강석, 복지회관은 적벽돌, 위령각은 전통 목구조, 휴게실은 판넬조로 형성되어 있어, 각 건축물 간의 시각적 연속성이 부족한 상황이었다. 이러한 이질적인 요소들을 통합하여 하나의 장소성을 형성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설계의 중요한 과제였다.
자연이 한 장소를 통합하는 방식에서 영감을 얻었다. 마치 흰 눈이 소복이 쌓이면 온 세상이 하나의 배경으로 덮이는 것처럼, 대상지 곳곳에 통일된 재료를 배치함으로써 조경과 건축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. 이를 통해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감성적 경험까지도 하나로 연결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였다.